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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이번 회사의 온보딩 도서로 처음 알게 되었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대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책인 모양이다. 경영학의 고전이라고 한다. 누구나 반드시 한 번은 읽어야 할 경제경영서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책은 그 명성에 걸맞게 얼마 전 개정판까지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피터 드러커 본인의 사진이 크게 나와 있고 왠지 모르게 전공 서적 느낌이 나는 이전 버전이 촌스럽긴 해도 조금 더 호감이 간다.)

 

이 책의 저자인 피터 드러커는 1960년대에 지식 사회의 도래를 예견하면서 지식 근로자(혹은 지식 노동자)라는 용어를 최초로 소개한 경영학의 대가이다. 그는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고민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또한 수십 년간의 연구와 관찰을 통해 일 잘하는 사람들의 핵심 요소를 분석하였고, 이 책을 통해 일을 잘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과 그에 따른 습관을 정리하였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누구나 반드시 한 번은 읽어야 할 경제경영서라는 찬사를 받았던 《피터 드러커 자기경영노트》가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경제학 석학 피터 드러커는 20년간에 걸친 다양한 컨설팅 경험과 조직, 일, 경영에 대한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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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기업을 더 잘 경영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조직을 이루는 개개인이 자신을 스스로 잘 경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시의 많은 경영 서적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를 초점을 맞췄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근로자가 자신을 관리하여 조직 경영을 개선한다는 생각은 정말 획기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 책이 1966년에 초판된 책이라고?' 여러 번 되묻곤 했다. 그의 통찰력에 깊은 존경을 표하고 싶다. 

 

이 책의 원제는 The effective executive이다. 직역하면 '효과적인 경영자' 정도 일 텐데 '자기 경영 노트'라는 이름의 한국어판 번역도 나쁘지 않다. 주목해야 할 것은 '효과적인 effective'이라는 표현이다. 효과적이라는 말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 근로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에 있어서 '효과적인'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야말로 단 하나의 참다운 보편적인 조건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가 ‘일을 잘하는 사람’과 동의어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단순하고도 분명한 명제 때문일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약적인 자원이고, 그러므로 같은 자원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해야 할 것은 과거 육체노동자의 업무에서 말하는 능률(efficiency)과의 차이점이다. 지식근로자의 업무는 시간 대비 성과로 측정할 수 없고, 따라서 결과가 만드는 성과와 공헌 즉, 목표 달성이 중요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거의 모든 내용은 목표 달성 능력 (effectiveness)으로 수렴한다. 

 

그렇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피터 드러커는 기본적으로 체계적인 시간 관리, 공헌할 목표 (혹은 결과)에 초점 맞추기, 강점을 활용하기, 업무의 우선순위 결정하기, 목표를 달성하는 의사소통하기의 다섯 가지의 실행 능력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목표 달성 능력의 방법에 따라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대입해보았다.

 

 

1. 시간을 관리한다.

디자이너는 주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메이커 Maker에 속한다. 대개의 지식근로자가 그렇듯 산출물이 꼭 시간에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늘 어렵다.

 

책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시간을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하루에 처리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로 적고 구체적인 시작, 종료 시각을 함께 기록한다. 그리고 해당 시간이 끝나면 업무의 진행 상황을 다시 기록한다. 이렇게 업무의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 자신의 생활 패턴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관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공헌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공헌해야 하는 목표는 고객이 프로덕트를 직접 만나는 접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다. 세부적인 산출물은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써 고객 중심의 가치를 만드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

 

 

3. 강점을 활용한다.

나의 강점은 여러 형태와 규모의 업무를 경험해보았다는 것이다. 여러 경험을 통해 프로젝트를 거시적으로 보는 눈을 길렀고 주어진 시간에 맞추어 일정한 수준의 결과물을 뽑아내는데 어느 정도 능숙하다. 업무를 할 때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연하게 스케줄을 조정하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끌어낼 수 있도록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4. 중요한 것부터 먼저 해결한다.

그날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업무와 해당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측정한다. 그리고 하루에 쓸 수 있는 덩어리 시간과 업무를 비교한다. 짧은 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중요도가 높지 않은 것도 있고 중요도가 높아서 먼저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있다. 시간에 업무를 맞춰버리면 중요도가 높은 업무가 2차 순위로 미뤄지고 과업을 완수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를 명심하면서 일의 중요도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는 방법을 습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5. 합리적인 행동으로 성과를 올리는 의사결정을 한다.

현재, 조직에서의 위치와 역할을 미루어 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과 상사에게 미루어 의사결정을 요청해야 할 순간을 잘 구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알고 의사결정을 실행에 옮기는데 필요한 행동을 취할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와 현대 사회의 수많은 사람이 위와 같은 방법을 몰라서 많은 실패를 겪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피터 드러커 또한 그렇게 생각한 듯하다. 그는 책의 말미에서 보통 사람 역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들을 습관화함으로써 비범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이러한 개개인의 성과들이 모여 조직의 발전을 만드는 데에 중요한 공헌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의미 있는 내용을 포함한다. 첫째, 무엇보다 조직의 성과는 인재들로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목적의식을 갖고 성과를 향해 일할 때 조직 전체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지식근로자는 끊임없이 목표 달성을 위한 능력을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해서 훈련하여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핵심은 ‘습관'에 있다. 성과를 올리기 위한 능력,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습관화한 지식근로자의 심리적, 사회적 욕구가 조직의 목표와 합치될 때 사회는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간다.